Proposition 2510..2511
현생을 사는 얘기
중간고사를 쳤습니다.
수학 물리 화학 파이썬기초를 모두 알고 있어서 공부량이 비교적 적었고 사전지식이 많있던 1학기와 달리, 2학기는 모든 과목이 사실상 처음 배우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고 대부분이 교양이며 그리 재미있지도 않을뿐더러 쉽거나 학점을 잘 주는 교양을 골라 듣지도 않았기에, (그리고 2학기에는 무려 바로 그 ICPC가 있지요,) 2학기의 성적이 1학기에 비해 낮을 것이라는 생각은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아마 실제로 그렇게 될 것 같습니다. 중간고사를 보고 나서 든 생각은, 전공과목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과목에서 (상대평가적으로) 1학기에 비해 평균 학점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성적에 큰 욕심이 있지는 않은데요, 라고 하기에는 1학기에 성적이 잘 나와버려서 솔직히 욕심이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유의미하게 성적이 내려갈 것 같아 조금 아쉽습니다.
대신, 1학년 때 고통을 얻고 졸업을 위해 필요한 교양 학점을 거의 다 채웠기에, 앞으로는 재밌는 것을 더 많이 들을 수 있으므로, 성적과 관계 없이 학문적 재미는 신촌으로 간 뒤가 희망적이라고 생각해서 좋습니다. 그것이 성적으로도 이어지게 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일단 복수전공에 열려 있기 때문에, 다음 학기도 초과학점 최대학점으로 수업을 듣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ICPC 본선 출전과 관련해, 해당일에 출결처리를 받을 수 없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든 생각이, 하고싶은 거 열심히 하고 살려면 성적이나 학업에 좀 덜 연연해야겠다는 생각을 좀 했습니다. 물론 대학원 가고 싶으니 성적을 버릴 수는 없겠지요.
카이모의에 갔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미 이쪽으로 올라갔습니다만, 요약하자면 대차게 망했습니다. 대회 얘기 외의 얘기를 조금 하자면,
- 대전에 갈 때마다 느끼는 점인데 송도의 교통이 너무 안 좋습니다. 집으로부터 학교까지 직선거리를 따지면 카이스트가 네 배는 되는데, 가는 데 시간은 비슷하게 걸리고, 비용도 네 배보다 조금 적습니다. 빨리 송도를 탈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오랜만에 대전의 PS전사들과 다른 대학의 PS전사들과 수원의 고딩PS전사들과 리부트 서버(라고 제가 명명하는 어떠한 디스코드 상의 임시정부)의 수장과
Kou,RlKKA,ibm2006,Kaling,cocoa_chan을 만나서 좋았습니다. 곧 부산에서 또 볼 수 있겠네요. - 저는 대전에 그렇게나 자주 간 것에 비해 성심당에서 빵을 사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이번에 대회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사볼 까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뒷풀이가 늦게 끝나는 바람에 못 샀습니다. 카이스트는 방학에도 한 번쯤 가지 않을까 싶으니, 그때는 정말로 튀소를 사와볼까 합니다.
대수경을 쳤습니다.
대수경의 존재는 KMO를 준비하던 시절부터 알고 있었지만, 고등학교 때 경시수학을 사실상 놓았으므로 (정올 1교시와 PS에서 종종 나오는 수학 문제로 감을 아예 잃지는 않고 있는 정도였습니다. 고3 2학기에 심층과 연논을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OMC와 MathDash를 돌리면서 경시수학을 잠깐 다시 했는데, 생각보다 성적이 잘 나온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로는 다시 놓았습니다.) 딱히 대수경에 나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면서 대학에 들어왔습니다.
그런 제가 대수경에 참가한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 대한수학회에서 준영동아리 지원 사업을 통해 동아리 활동(이라는 명목 하에서 학교 미적의 시험 대비를 하면 됩니다)을 다섯 번 정도 돌리면 응시료의 200% 정도를 페이백해줍니다. 그냥 쌀이 복사가 되므로 하지 않을 이유가 없습니다.
- 그래서 문제를 읽어봤는데, 제가 아는 올림피아드 수학이 아니고 미적의 심화입니다. 물론 머리를 쓰는 문제들이 나오기는 하지만, 어쨌든 그 베이스는 미적 문제입니다. 그래서 대회 준비를 하면 학교 시험 공부를 무료로 할 수 있습니다.
- (나중에 들은 얘기기는 하지만,) 수상컷이 낮아서 대충 봐도 동상 정도는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수경을 봤고, 7문제 중 4문제 정도를 해결했습니다. 대략의 복기는 다음과 같습니다(문제는 다양한 커뮤니티에 이미 공개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다).
- 1번은 쉬운 문제였으므로 대충 풀고 넘어갔습니다.
- 2번이 자명한 미방 문제였는데, 미방을 고3 1학기에 배운 뒤로 다 까먹었기에 풀이 방법이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일단 넘어갔습니다.
- 3번이 자명한 (건 아니지만 문제를 읽으면 일단 답이 바로 보이기는 하는) 벡터 문제였습니다. 적당히 풀이를 적었습니다.
- 4번의 식을 적어 보았는데 너무나도 재배열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식을 열심히 정리했고, 시간을 좀 많이 썼지만 아무튼 말이 되는 부등식이 나온 것 같아서, 그것을 풀이로 정리했습니다. 맞게 풀었는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 2번으로 돌아갔고, $f+f’=g$를 $(e^xf)’=e^x(f+f’)$으로 정리할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내(거나 자력발상해)서, 바로 풀이를 적었습니다.
- 대충 40분 정도가 남아 있었고, 5번과 6번을 읽어 보았지만 딱히 해가 생각나지 않아서 접었습니다.
그래서 희망적으로는 꽉 찬 4솔입니다, 그러면 은상이 나온다고 들어서 은상이 나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동상이 뜰 확률이 더 높다고 생각합니다. 별개로 그렇게 재밌지는 않았던 거 같아서, 내년에는 셋이나 돌 수도 있겠습니다.
IM을 달았습니다.
1900에서 2100까지 1년 정도가 걸렸는데, 2100에서 2300까지는 1년 반보다 조금 더 걸렸습니다. 올해 초에 레이팅을 박아서 퍼플을 찍고 온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 생각합니다. 그것과 별개로 그냥 레드에 갈 수 있는 충분한 실력이 되지 못한 것 같기도 합니다.
2025년 목표로 레드 달성이 있었는데, 올해 딥1은 쓰는 시점 기준으로 3~4번 정도 남은 것 같습니다. 한 번이라도 퍼플 이하의 퍼포를 띄우면 (즉, 망하면) 실패할 것이고, 한 번 정도라도 2500 이상의 좋은 퍼포를 내지 못하면 역시나 실패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럼 대충 달거나 못 달거나 반반이네요! 뭐대충한번해봅시다.
더 장기적으로는 2800쁠마단 정도에 도달해보고 싶습니다.
+) 이걸 적고 나서 다시 마스터로 떨어져서, 글을 올리기 전에 IM으로 복구했습니다. 아마 딥1이 한두번 정도 밖에 안 남았을 것 같은데, 올해 안에 레드에 갈 수 있으려나요?
보조배터리가 죽었습니다.
앤커사의 737 보조배터리를 3년 정도 사용했는데, 벌써 보내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때 쓰던 노트북의 배터리가 너무 빠르게 죽어서 빠방한 보조배터리를 구매했습니다. 원래 140와트를 출력할 수 있는 아이인데, 구매 당시 정작 제게는 140와트를 먹을 수 있는 기기가 없었습니다. 대충 전화기 45W 노트북 65W를 동시에 물리니까 잘 돌아가더라고요?
그런데 노트북이 3년도 안 되어서 조기 사망해버렸고, 이번에는 140와트를 받아먹을 수 있는 기가채드 노트북을 샀습니다. 이번 놑북은 체감상 더 오래 가는 것 같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가끔 노트북 충전을 까먹어서 보조배터리가 절실한 상황이 있죠. 그래서 꼽아봤는데, 140와트를 못 뱉더라고요? 100와트 케이블을 연결하니 잘 되길래, 약간 손해보는 느낌이 들었지만 일단 그렇게 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배터리의 C 포트 하나가 죽었습니다. 충방전이 둘 다 되는 포트 하나와 방전만 되는 포트 하나가 있었고, 보통 노트북을 쓸 때는 후자에 꼽아주면 위상적으로 더 안정적인 것 같아서 그렇게 주로 썼습니다. 그런데 그 포트가 어느 날 그냥 죽었습니다. 배터리가 죽었다 생각했지만 다른 포트에 꼽으니까 어쨌든 사용이 되길래, 손해를 두 배 보는 느낌이 있었지만 일단 썼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C 포트가 100와트를 못 뱉기 시작했습니다. 대략 65..75와트 정도에서 한계가 걸리는 것 같습니다. 그냥 배터리가 늙어서 기능이 하나둘씩 죽어가고 있다고 결론내리기로 했습니다. 가격이 있는 배터리였는데 벌써 죽어버려서 아쉽습니다. 모든 기능이 죽을 때까지 최대한 명을 뽑아먹어봅시다…라 생각하려 했는데, 갑자기 배터리가 폭발하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조금 드네요.
단일 포트 140와트가 뽑히며 100Wh 미만이지만 100Wh에 가까운 용량을 가지고 있는 배터리를 알고 계시는 분이 있다면 제발 좀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조교는 생각보다 재밌습니다.
저는 연세대에서 비전공자를 위한 파이썬 입문 강의의 조교를 하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아무 얘기를 조금 적겠습니다.
- 실습 시간에 강의실을 돌아다니면서, 질문을 받고 있지 않는 동안은 쓰고 계신 코드들을 구경하는 역할을 합니다. 재미있는 논리를 많이 구경할 수 있는데, 제가 C++ 처음 잡았을 때 시도했던 것들을 시도하시는 것을 볼 수 있어서 재밌습니다.
- 실습 수업은 15분 동안 문제 설명을 듣고 남은 시간동안 5개의 문제를 푸는 형식으로, 문제를 빨리 풀면 먼저 나갈 수 있습니다. 이걸 기반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분들을 네 부류로 나눌 수 있는데,
- 매주 일찍 나가시는 분들: 원래부터 파이썬을 알고 있었거나, 동강을 열심히 듣거나, 그냥 학습이 빠르신 분들, 혹은 퇴실 후에 GPT에게 문제를 풀리시는 분들일 수도 있겠습니다.
- 학기초에는 늦게 나가셨지만, 요즘에는 후반부에 잘 안 보이는 분들: 학습이 빠르지는 않지만, 공부를 열심히 해서 문제해결 능력을 체득하신 분들 (가장 이상적인 학습자(수업에서 얻어가는 것이 많다는 관점에서)라고 생각합니다)
- 학기초에는 일찍 나가셨지만, 요즘에는 후반부에 종종 보이는 분들: 동강을 듣고 예제를 풀어보고 오시면 됩니다.
- 매주 남아계시는 분들: 이런 분들이 가장 질문을 자주 하셔서, 이 분들과 가장 많이 대화합니다. 2번 부류와 함께, 수업에서 얻어가는 것이 많으므로 이상적인 학습자입니다. 다만 명시적으로 교육하지 않는 문제해결 능력을 체득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 수업시간 외에 만났을 때 인사하는 분들의 과반이 여기 속하십니다.
- 저는 파이썬보다 C++에 훨씬 익숙하기에, 솔직히 파이썬으로 질문을 받았을 때 답이 바로바로 안 나옵니다. 특히 강의 후반부로 오면서 더 그렇습니다. 저도 파이썬 공부를 좀 해야겠습니다.
- 가끔 30분 정도 전에 모든 분이 퇴실하시면 교수님께 학식을 얻어먹을 수 있습니다. 두세 번 정도 얻어먹은 것 같은데, 교수님이 재미있는 분임을 감안하면 복지가 다소 좋습니다.
-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에도 점심시간은 보장해 주십니다. 점심을 거른 적은 중간고사 감독할 때 빼고는 없었습니다.)
아무 얘기
아챔에 못 갑니다.
…
해당 글 뒤의 ‘후일담’ 정도로 붙을 만한 글을 하나 더 적어봅시다.
좀 허무합니다. 수능 끝난 고3이 이런 느낌이려나요? 저는 대입에 투자를 안 해서, 마지막 정올을 박은 이후로 이런 감정은 못 느낀 것 같네요. 갑자기 목표가 없어진 것 같기도 하고 (실제로 PS에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는 아주 강한 이유 하나가 없어졌지요) 한 5달 정도 팀연습 수십 번 했던 것의 결과가 이거라는 점에서 아쉽기도 하고 (업솔빙을 빼도 팀셋에만 적어도 150시간은 투자했겠지요) 약간 멘헤라정병이 온 것 같습니다.
모든 PS러의 공통점이겠지만, 저보다 훨씬 늦게 시작했으나 성장곡선의 평균기울기가 제 3배 정도 되어서 저와 비슷한 곳에 있는 사람이나 혹은 더 이상 제가 도달할 수 없을 것 같은 곳에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막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언급했던 것 같은데, 주변에 졸라짱쎄고강력한 사람이 너무 많아서 비교당하는 사고방식이 매우 지속 가능하지 못하다고 느껴서 이걸 되도록 버리고 싶지만, CP를 하다 보면 절대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쉽지 않지요. ICPC 등수는 운빨좆망겜이지만 동시에 유효한 목적지입니다. (사?실 그렇게 생각하면 인생에 있어 어떤 목적지가 비-운빨좆망겜입니까?)
이런저런 생각을 해봤는데, CP라는 환경 - 특히 팀셋 환경 - 이 문제를 푸는 것 자체에 대한 즐거움을 방해하기도 한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팀셋은 그 자체로 PS나 CP에서는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즐거움을 가지고 있고요, 그것이 방학과 그 이후에 제가 팀셋을 많이 먹을 수 있는 계기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냥 OI 푸는 느낌으로 긴 호흡으로 문제를 푸는 경험을 한 지 너무 오래된 것 같습니다. NSP 시리즈가 한동안 안 올라온 것도 팀셋 외에 정리하고싶은 유의미한 문제풀기를 안 했기 때문이고요.
저쪽에는 적지 않았지만, 여기서 ‘당분간 개인대회나 PS 연습에 시간을 쓰겠다’는 결론을 내는 과정에는 사실 이 생각이 영향을 줬습니다. 더 이상은 팀셋-업솔빙 사이클만 주구장창 먹으면 개인 역량도 유의미하게 늘지 않을 것 같고 정병이 더 올 것 같아서요. 아 물론 개인 역량이 존나 딸리기 때문에 체급을 올리지 않으면 아챔월파고 기업대회고 아무것도 못 할 것이라는 생각이 더 강한 이유로 작용하긴 했습니다.
아무튼 저는 아직 PS가 재미있고 PS가 더 오래 재미있으면 좋겠고요, 동시에 월파도 가고 싶고 여기저기서 상도 타고 싶고 코포 레드도 가고 싶고 그 너머도 하고 싶어서요, 앞으로도 열심히 합시다. 잘 지켜봐 주십사. 조언도 응원도 갈박기도 감사히 받습니다.
아, 이것이 팀셋을 안 돌겠다는 얘기는 아닙니다. 팀셋은 재미있으며 재미있음은 PS를 계속할 매우 좋은 요인이라 생각하고요, 팀셋은 3명과 5시간이 모두 확보되어야 돌 수 있는 매우 귀중한 행위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시간과 사람이 되면 앵간하면 팀셋은 먹을 예정입니다.
RSS라는 좋은 문화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너무 몰랐습니다. 정말 위대합니다 선생!
RSS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된 것은 고등학교 때입니다. 정올 결과가 나오는 것을 기다리다가 jhnah님이 솔브드 디스코드에 올리신 PSA를 보고 알게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정작 그때는 좋은 RSS 피드 관리 앱을 못 찾아서 안 썼다가, 이번에 ICPC 서울 홈페이지를 비롯한 이런저런 곳을 구독하기 위해 적당한 앱을 찾아서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거 생각보다 좋습니다. 정말로 사용자한테만 좋은 무언가라서, 왜 RSS를 지원하지 않는 사이트가 늘어나는지 알겠습니다. 일단은 ICPC 사이트와 정올 사이트만 걸어두도 쓰고 있습니다. 제 블로그는 네이버나 티스토리가 아니라 업로드 알림이 없는데, 제 블로그도 RSS를 지원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은 갖다 써보시면 되겠습니다.
수능이 끝났습니다.
제가 수능을 본 건 아니고요, 공부를 열심히 했던 중학교 때 친구들과 다양한 이유로 반수를 하는 고등학교 친구들이 많이들 수능을 본 것 같습니다. 근데 잘 봤다는 친구들이 없어서 슬픕니다.
여느때와 같은 생각이지만, 대입을 갈아엎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는 카특을 준비하다가 망한 이후 결론적으로 연세대를 논술으로 들어왔고, 고등학교에 다니면서 정올을 보고 문제를 출제하고 논문을 내고 학술대회에 n번 다녀온 것과 아무 관계 없이 옆자리 애보다 수학 문제를 한 문제 더 풀어서 대학에 들어왔습니다. (경쟁률이 30:1을 넘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럼 사실 생각해보면 한 문제도 아니고 풀이에서 1점을 덜 깎여서 들어왔겠군요?) 카특만을 열심히 준비한 이유는 카특만이 제가 생각하는 제가 대학에 가야 하는 이유와 그를 위해 제가 한 수단과 방법을 평가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카특은 규모를 키우기 매우 어려운 전형이고 (100명만 지원해도 읽을 서류가 3만 장이 쌓입니다) 정확한 잣대를 세우기 어렵기 때문에 정부나 국민들이 아주 싫어할 만한 (공정하지 않다고 까이기 매우 좋은) 전형입니다. 그래서 수능과 같이 대입만을 위해 사용되는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해 3년 가량 - 혹은 그보다 더 많이 - 를 꼴아박아야 하는 현재의 무언가가 안타깝습니다. 한편, 그런 시험에 기꺼이 3년 혹은 그 이상을 불태우신/불태우고 계시는 (예비)수험생들이 존경스럽습니다. 저는 그럴 의지도 의향도 없는 것 같습니다. (안녕원이새끼는대체어떻게대학에왔을까요??)
출제를 합시다.
작년 반/송년을 출제한 뒤로 한동안 PS 문제를 안 냈다가, 얼마 전에 아이디어 몇 개가 생겨서 문제은행에 쌓아두고 있습니다. 앞으로 SUAPC랑 YCPC에 문제를 열심히 내겠습니다.
PS 동아리의 정상화 방안에 대한 고찰
여느 알고리즘 문제해결 동아리에서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고민은 PS 인구를 늘리는 것일 겁니다. 저 역시나 PS가 너무 재미있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PS를 알지 못하는 것이 정말 아쉽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생각이 나코더 동아리 운영 이념?의 뿌리(루트 노드)에 있었으며 앞으로 모르고리즘이나 신촌연합을 운영하게 된다면 같은 루트 노드를 가지고 (약간 트리 해싱해서 갖다붙이는 느낌) 운영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 내년부터 모르고리즘 운영의 축이 될 것 같으므로, 주변의 25학번 PS러들과 모르고리즘의 정상화를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생각했습니다. 모르고리즘은 - 정확히는 PS라는 분야 전반은 - 뉴비에게 친절하지 못합니다. 특히 연세대는 1학년만 송도에 유배되어 있는 형태를 가지기 때문에 더욱더 1학년이 PS에 입문하기 어려우며, 실제로 24학번에 올해가 되서야 PS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신 분들이 다수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3-24년도 나코더를 운영할 때 했던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나코더는 어쨌든 고등학교 정규동아리이므로, 정규 활동 시간에 모두가 출석합니다. 이때 세션을 돌립니다. 수준은 SUAPC 중급 근처입니다.
- 정규 시간이 적기 때문에, 자습 시간을 활용해 세션을 좀 더 합니다.
- 모든 학생이 참가하는 입부시험이나 정올의 풀이도 이때 합니다.
- 발표자는 보통 2학년이고, 관심있는 1학년을 끌어오거나 어려운 내용을 다루기 위해 3학년이 강의하기도 합니다.
- 관심있는 사람 - 주로 3학년 - 을 모아 심화 내용을 다루는 세미나를 운영합니다. 주로 대회 풀이, 고급 내용(LP 쌍대랑 LGV를 다룬 기억이 있네요)을 가지고 야부리를 텁니다.
- 1학기 초에 입부시험, 2학기 초에 반년대회, 2학기 말에 송년대회를 개최합니다. 입부는 2학년이, 반년은 3학년을 중심으로 전 학년이, 송년은 3학년이 운영합니다.
- 외에 코드포스 같은 대회에 참가합니다. 동아리 활동은 아니지만 보통 동아리 운영진들이 장소 확보를 해줍니다.
중간고사 전후로 저녁 식사 대화 주제가 십중팔구 모르고리즘 개혁이었던 것 같은데, 나은 얘기는 다음과 같습니다:
- 송도인들에게 동아리가 더 친화적이면 좋겠다; 특히 송도인들이 동아리 세션 등의 활동에 참가하기 더 쉬우면 좋겠다
- 현재는 첨컴 전공수업과 세션이 항상 겹치게 열리기에 송도인들이 그 어떤 세션에도 참가할 수 없습니다
- 저는 모르고리즘이 1학년의 리크루팅을 받는다는 사실을 OT 이후 밥을 먹을 때 24 회장님을 만난 뒤로 알았고, 그 시점에서 이미 리크루팅이 끝났기 때문에, 1학년이 동아리에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이 없었습니다
- 송도에 PS를 하기 적당한 장소가 없습니다
- PS 초보를 더 양성할 수 있으면 좋겠다
- 사실 모르고리즘은 PS러의 유입을 신촌연합 초급반에 위임한 상태이고, 저는 그것이 실제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동의하지 않는 친구들도 좀 있는 것 같습니다
- 신촌 초급반은 정말 초급의 내용부터 시작하므로(라고 들었습니다), 저는 그냥 PS를 시작하는 모든 사람을 신촌에 집어넣어도 되지 않나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신촌 초급반을 PS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외에, 다양한 이유로 동아리의 홍보를 조금 더 열심히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습니다
- 오픈 온사이트 팀 대회를 열고 싶다
- 그냥 그러고 싶어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저도 재밌을 것이라 생각하며 수요가 매우 많을 것이라고도 생각합니다(SCSC의 수요와 런모의의 수요를 고려할 때).
- 다만 돈을 끌어오는 것과 문제를 끌어오는 것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이와 관련해, 초급자가 대회에 더 쉽게 참가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난이도가 너무 어렵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 생각해 보면 그냥 SUAPC의 오픈 온사이트가 있으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만은 그건 신촌연합의 방향성과 맞는지도 잘 모르겠고 돈을 끌어오기도 어려울 것 같습니다.
러시아워 엘리베이터 2대 구조의 바닥 상태
뭐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이와 관련된 논문이나 적당한 자료가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