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position 6-11
인스타에 Prop 1을 올렸는데,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기분이가 좋습니다. 앞으로 Proposition은 주 1회 작성을 목표로 할 생각입니다. 올릴 때마다 인스타에도 같이 올리겠습니다. 링크를 타고 들어오셨다면, 환영합니다!
Proposition 6. 인천 교통의 저주: 해결 시도 1
Proposition 2에 의해, 파주와 송도 간 이동은 인천의 1시간 30분 법칙을 위배하는 잘 알려진 반례입니다. Proposition 2에서 제시하는 두 가지 이동 방법은 각각 출발 가능 시간 범위와 환승 횟수의 측면에서 비효율적입니다.
Proposition 6을 시작으로, 인천 교통의 저주 조건을 충족하면서 파주에서 송도로 혹은 송도에서 파주로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Method 6-1. 서울역, 선바위역 경유
- 평점: 1.5/5
- 이동 시간: 2시간 20분 ~ 3시간
- 환승 횟수: 2~4회 (GTX역 버스 이동, M6410 이용 시 각 +1)
- 최대 배차 시간: 20분 이내
- 가격: 6200원 내외
- 장점: 모든 교통수단의 사용시간이 20분 이상으로 딴짓하기 좋고, 도보가 비교적 짧으며, 다양한 버스 선택지(9201, M6405, M6410 등)가 존재하고, 앉을 수 있는 시간이 깁니다.
- 단점: 9201과 M6405는 일반적으로 승차할 수 없으며, M6410을 이용하면 환승 횟수가 추가되고 30분 가량 더 오래 걸립니다.
- 평가: 3시간 이내에 이동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이 존재하는 경우 사용하면 안됩니다.
GTX-A, 4호선,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일요일 7시~9시 시간대에는 9201번과 M6405번 버스가 이전 정류장에서 만석이 되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경우 M6410번 버스를 이용해야 하며 추가 환승으로 인해 총 2시간 50분 가량이 소요되므로 좋지 않습니다.
Method 6-2. 공항철도 이용
- 평점: 4.0/5
- 이동 시간: 약 2시간 15분
- 환승 횟수: 2회
- 최대 배차 시간: 약 25분
- 가격: 3600원 내외
- 장점: 이동시간이 2시간 30분 미만인 이동 경로 중, 환승 횟수가 적당히 적고 첫 교통수단만 버스이기에 환승대기시간이 적습니다. 버스와 인천1호선에서는 확정적으로 앉을 수 있습니다. 가격이 쌉니다.
- 단점: DMC를 경유하는 경우 환승경로가 약 800m로 긴 편입니다. 도보로 약 10분 정도가 소요됩니다. 일요일 저녁 시간대에도 공항철도 사용자가 매우 많기 때문에 높은 확률로 앉기 어렵습니다.
- 평가: 버스 시간에만 잘 맞춰 나가면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좋은 이동 방법입니다.
광역버스, 공항철도, 인천1호선을 이용하는, 송도인들에게 ‘캠계홍신’으로 알려진 방법의 파주 이동 바리에이션에 해당하는 방법입니다. 3400번을 사용하는 경우 DMC를, 7101이나 3100번을 이용하는 경우 홍대입구를 경유할 수 있습니다. 공항철도가 급행철도의 (표정속도 약 60km/h로) 성격을 가져 빠르기 때문에 유용합니다. 도보 거리가 약간 긴 것을 제외하면 흠잡을 곳이 없는, 아주 좋은 이동 방법입니다.
앞으로도 다양한 이동 방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를테면, 아래의 Conjecture 6-3은 이후의 Proposition에서 증명할 예정입니다.
Conjecture 6-3. KTX 5000 특가
- 예상 이동시간: 2시간 ~ 2시간 20분
- 환승 횟수: 3회
- 예상 가격: 8500원 이상
KTX 5000 특가를 이용하면, 5000원으로 서울역에서 광명역까지 17분만에 이동할 수 있습니다. GTX와 함께 응용하면 운정에서 광명역까지 1시간 미만으로 이동 가능합니다. 목감동까지 버스를 이용한 뒤 800m 가량을 걸으면 시흥하늘휴게소로 갈 수 있어서, 여기서 광역버스를 타고 송도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아래의 Conjecture 6-4는 이론적으로만 존재하는 이동 방법으로, 증명하기 어렵습니다.
Conjecture 6-4. 인천국제공항 경유
- 예상 이동시간: 2시간 10분 이하
- 환승 횟수: 2~4회
- 예상 가격: 약 20000원
킨텍스, 송도와 인천공항을 잇는 두 공항버스를 이용하는 방법입니다. 운정에서 GTX를 이용해 킨텍스까지 이동하는 것은 비용 면에서 비효율적이나, 공항버스 두개라는 점에서 이미 가성비는 밥말아먹은지 오래이므로 까짓것 이용합니다. 연세대에서 운행하는 신촌발사대(혹은 ‘셔틀버스’)의 경로를 벤치마킹한 경로로, 의외로 소요시간이 월등히 짧습니다.
Proposition 7. GPT와 백준 대회와 레이팅 치팅
ICQT 2025 Open Contest에서 ChatGPT를 사용하신 것으로 추정되는 분이 우승하셨습니다. (지금은 solved.ac에서 정지를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새삼 GPT의 실력이 매우 좋아졌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H번의 경우, 비록 저는 아주 조금 약간 스탠다드한 금광이라고 생각했지만, 링크컷 등 오픈 참가자분들의 다양한 태그 추측을 보고 그리 스탠다드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GPT는 바로 segtree using structures라는 답변을 냈습니다.
- I번의 경우, 세그와 롤백 리차오를 각각 잘 사용하면 되는 문제였습니다. 여기서 GPT는 제곱 섭테와 세그, 리차오까지 구현해서 50점을 받아갔습니다.
동시에 이상한 포인트에서 약하다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 D번은 적당한 추상화를 거치면 트리에서의 나름 전형적인 게임이론 문제라 생각했는데, 끝끝내 부분점수도 못 받아가는 점이 약간 재밌었습니다.
난이도 커브가 높았던 것은 뒤로하고 꽤나 문제 퀄리티가 좋았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의 문제가 GPT에게 따잇당했습니다. 드디어, 혹은 벌써, 다양한 문제에서 저보다 능력이 좋은 상용 서비스 중인 GPT 모델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뭐랄까 씁쓸합니다.
그건 그렇고, 원래 백준은 등수 같은 것에 연연하지 않고 문제를 푸는 것 그 자체에 의의를 두는 사이트입니다(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코드포스 등과 다르게 치팅이라고 할 게 딱히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백준 대회도 뭔가 더 가벼운 대회라는 개인적인 생각이 있었는데(돈 많은 몇몇 대회를 제외하면 1등을 해도 기분이 좋은 것 말고는 뭐가 없기 때문에), GPT만으로 1등을 가져갈 수 있게 되니까 슬슬 그런 생각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동시에 대회 중에 GPT를 쓰는 것을 잡을 수 있긴 한가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왜냐면 결국 문제를 푸는 난이도는 (구현 난이도나 다양한 알고리즘의 ‘기본 난이도’를 빼면) 결국 그 문제의 핵심 아이디어 몇 개를 발상하는 것이 전부인데, 그걸 GPT가 해준다면 사실 코드는 100% 사람이 짜도 부정적인 방법이고 치팅이라 생각하거든요.
이 Proposition을 쓰기 시작한 뒤로 이것이 올라왔습니다. 대놓고 GPT 딸깍을 하는 것은 존나 꼽기도 하지만 검거가 쉽기 때문에 잡으면 그만인데, 발상을 GPT가 해주는 모든 케이스를 다루려면 규칙을 두는 것만으로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동시에 어떤 규칙을 둬도 오프라인 대회나 줌 켜두는 정올 같은 대회가 아닌 이상 검거는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기에 잘 모르겠네요.
이미 일정값 이하의 코드포스 레이팅은 더 이상 의미가 없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Proposition 8. 초등 의대반과 선행학습
초등학교 입학도 안한 아이들을 의대에 보내겠다고 안달이 나신 분들이 많나 싶습니다. ‘초등 의대반’에 관한 기사들을 보면 막 수학 진도를 12배속으로 나가니 초5가 고2 수학을 푸니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근데 저거 약간 제 얘긴데?
저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고입을 준비했습니다. 의대를 가고 싶지는 않았고, 어쩌다 보니 영과고에 들어가면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서 그렇습니다. 다만, 그 전년도엔 호주에 있었고(이건 언젠가 길게 잡고 다루도록 하죠) 그 전에는 과고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즉 선행 같은 것따위 하나도 안 되어있던 거죠? 그래서 고입을 준비하는 학원에 가서 제일 처음 했던 것이 중학교 수학 스피드런이었고, 당시 3개월 동안 3년치의 중학교 수학을 공부했습니다.
따라갈 만했습니다. 아니, 그 이후를 생각하면 오히려 상대적으로 따라가기 쉬웠습니다. 비틱이나 물어보신다면, 맞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근데 뭐 초등학교 6학년이 내년 내용부터 공부하는 게 그렇게 무리가 크기나 할까요. 저도 제가 그 속도를 잘 흡수하고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았지만, 어쨌든 해냈습니다. 물론, 그 직후에 올림피아드 대비를 하려니까 한 달 정도는 아예 따라가지 못하긴 했습니다만.
경곽에 와보고 나니까, 물론 학원을 아예 혹은 거의 안 다닌 친구들이나 선후배님들도 있긴 했으나, 대부분이 ‘영대비’를 해주는 학원을 다녔고 그런 학원들을 다니기 전에는 매우 빠른 진도로 수학 선행을 뺀 경험들이 있었습니다. 이걸 주제로 한번 친구/선배들과 얘기를 한 적이 있는데, 대부분의 친구들이 ‘어렵지는 않았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래서 했던 생각을 좀 적어보겠습니다. 흡수하고 이해만 할 수 있으면, 그리고 학교에서 주는 로드를 동시에 따라가기에 벅차지 않는다면 빠른 선행은 꽤 좋다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고등학교에서 공통으로 배우는 정도의 수학까지는 언젠가는 배워야 하는 것들이니까요. 물론 빠른 선행 중에도 중간중간에 잘 이해하고 있는지를 체크해야 하고, 만약 그래서 실제로 잘 이해하고 있다면 계속 열심히 빠르게 선행을 빼도 괜찮습니다. 이걸 어린 나이 - 초등학교 중고등학년 정도라고 생각하는데 정확히는 잘 모르겠고요 - 에도 받아먹을 수 있는 아이들이 생각보다는 많습니다.
다만, 어디까지나 ‘그걸 습득할 수 있는 사람’이 배워야지 ‘습득하고 싶은 사람’이라고 아무나 그렇게 공부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흔히 뉴스에서 ‘초등 의대반’이라고 부르면서 소개하는 커리큘럼 자체는 이상할 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걸 들을 수 있는 능력이 되는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요지는, 애를 의대 보내고 싶다고 저런 커리에 막 넣지 말라는 이야기입니다.
자칫 공부는 타고 나는 것이라고 들릴 수 있을 것 같아서 덧붙이자면, ‘선행을 미리 빼놓으면 (다 습득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안 좋을 것이 없다’는 말은 참이지만, ‘(속진교육을 버티기 어려운 사람에게 있어) 선행을 천천히 혹은 안 한다고 대입이 망한다’는 말은 개소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과 별개로, 만약 그런 고속 선행이 따라갈 만하다고 느껴진다면, 의대 준비에서 잠깐 손을 떼고 수올 준비나 영과고입을 한 번쯤 찍먹해보는 걸 더 추천하고 싶기도 합니다. 꽤나 공부가 재밌을 겁니다. 한 1년쯤 이거 공부한다고 인생이 망하지도 않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오히려 도움이 꽤나 될걸요?
물론 ^4세 고시^라던가 ^7세 고시^ 드립은 선을 넘긴 했습니다. 공부도 배우는 내용이 적당히 재밌어야 공부할 맛이 나죠. 미친 사람들…
Proposition 9. ICPC 대비를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
다음 명제가 참임은 공리입니다: 대학에 왔으니 ICPC를 해야 합니다.
위 명제에 의해 다음의 명제 또한 참입니다: 그래도 월파를 한 번쯤은 나가봐야겠으므로 PS를 열심히 해야 합니다.
물론 제가 팀 대회를 많이 돌아본 것이 아니라서 잘 모르긴 합니다만, 어쨌든 분업이 잘 돼서 컴퓨터를 효율적으로 써야 문제를 많이 풀 수 있습니다. 다하위 정도만 돼도 높은 정확도로 랜디할 수 있는 사람은 얼마 없기 때문에, 고득점을 노리기 위해서는 초반에 플레 이하 난이도의 문제를 찾아서 빠르게 밀고 최대한 많은 시간을 빼서 다이아 이상의 어려운 문제들을 노릴 시간을 길게 확보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회 극초반에는 3명 모두가 쉬운 문제를 찾아 돌아가면서 짜면서 빨리 넘기고, 초~중반에는 적절한 슥보의 도움을 받아 골/플을 찾아서 풀이를 내고 빠르게 구현하고, 플레가 두세 개쯤 남은 중후반의 시점부터는 구현기계 한두명이 남은 플레를 짜는 동안 나머지가 쉬워 보이는 / 조금이라도 풀린 다이아를 잡고 고민하는 시간을 최대 길게 가져가는 것이 적절한 전략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NWERC 2024에 썼듯이, 학교에 26쁠마단(코드포스 레이팅이 2600 언저리인 사람을 말합니다)은커녕 22쁠마단도 널리지 않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ICPC에 나가게 된다면 저보다 유의미하게 빠른 구현기계를 얻어오기 힘들 확률이 큽니다. 따라서 제가 골드플레구현기계가 되어야 하고 ICPC 셋에서 골드/플레를 빠르게 미는 것을 잘 해야 합니다.
그래서, 물론 다른 것도 중요하지만, 셋에서 골드와 플레를 빠르게 찾고 빠르게 미는 것이 지금 제게 있어 가장 중요한 능력이라 생각합니다. 이걸 앞으로 열심히 연습할 생각입니다.
그것과 별개로, 좋은 팀원을 찾아야겠죠! 25학번 PS 인구를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꼭 PS하세요.
Proposition 10. 대학에서 한 달 살아본 이후의 시간표 평가
4월이 되었습니다. 송도에서 한 달을 살았다는 이야기입니다. 지금 살고 있는 시간표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월요일
- 강의는 3개입니다.
- 가장 첫 수업이 늦는 날입니다. 천식(‘천원의 아침밥’을 줄여 천식이라 부릅니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작년부터 어떠한 외력의 작용으로 인해 ‘천식’이라는 단어에 노출되어서 지금도 그렇게 부릅니다.) 마감이 9시 반이므로, 9시 10분쯤 일어나서 대충 세수를 하고 옷을 입고 밥을 먹고 옵니다.
- 저는 아침을 먹지 않으면 굶어 죽는 병이 있습니다. 아무튼 그렇다고요.
- 11시부터 1시까지 화학 이론 수업이 있습니다.
- 아직까지는 경곽 기화실에서 공부했던 내용만을 다뤘습니다. 아마 학기가 끝날 때까지 모르는 내용은 거의 없을 것 같습니다.
- 이론수업에는 숙제가 없습니다. 로드가 적어 기화실에 비해 널널하게 듣고 있습니다.
- 수업이 일찍 끝날 때가 꽤나 많아서 편합니다.
- 2~3시간이 비는데, 점심을 먹고 물리실험 예비보고서를 이때 씁니다. 시간이 1시간 정도 남는데, 보통 기숙사에서 대충 지냅니다.
- 예비보고서를 수기로 작성해야 한다는 점이 약간 크랙입니다.
- 3시부터 5시까지 물리 실험 수업이 있습니다.
- 보통 그리 어렵지 않은 실험들을 합니다. 다만 사용하는 장비들이 경곽 기물실의 실험보다는 조금 더 비쌀 것 같다는 정도?
- 난이도가 어렵지 않은 만큼 실험이 오래 걸리지 않아서, 5시보다 많이 빨리 끝날 때가 생각보다 많기도 합니다.
- 최종보고서는 보통 typst로 쓰고 있습니다. 텍에 비해 작성 시간이 체감상 25% 이상 줄어드는데, 그에 비해 결과물의 퀄리티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 수업이 일찍 끝나면 그만큼 시간이 남습니다. 보통 컴개 강의실에 들어가 있어도 됩니다.
- 5시부터 8시까지 컴퓨팅개론 수업이 있습니다.
- ‘첨단컴퓨팅학부’ 모집단위가 생기면서 세부 분과에서 각각 무엇을 공부할 수 있는지 다루기 위해 만들어진 과목입니다. 사실은 각 분과 교수님들이 와서 잼얘를 두세 시간 동안 하고 가시는 시간에 가깝습니다.
- 지금까지 세 분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 한 분은 월파 8등을 목에 걸고 근사 알고리즘과 CombOpt 연구를 하고 계시는 분인데, 희망하고 있는 미래와 대충 비슷한 삶을 살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이런 교수님이 있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 한 분은 HCI를 연구하시는 분이었는데, 사람의 판단 시간이 매우 짧은 경우의 효율적 HCI 연구(라고 쓰고 대상혁이 왜 게임을 잘하는지에 대한 연구라고 읽습니다)를 하고 계셨습니다. 하고 싶은 무언가를 매우 깊게 파는 재밌으면서 의미있는 삶을 사시는 것 같아 부러웠습니다.
- 브롤스타즈를 정말 잘 하신다고 합니다만, 제가 해본 적이 없어 모르겠습니다.
- 한 분은 요즘 ‘AI’라고 하면 생각나는 바로 그런 것들을 연구하시는 분이었습니다. 해주신 말씀은 간단히 다루는 AI사 느낌이었어서 대단히 흥미롭지 않기는 했습니다.
- 길게 써놓은 만큼 꽤 재밌게 듣고 있습니다.
- 강의가 8시에 끝나고 나면 학식이 품절되어 있으므로 밖에 나가서 밥을 사먹고 와야 합니다. 그러고 나면 하루가 이미 다 가있습니다. 월요일의 하루는 대충 이렇습니다.
화요일
- 강의는 3개입니다. 약간 특수합니다.
- 첫 수업이 10시이며, 8시 40분 정도에 기상합니다. 역시 천식을 먹고 대충 수업을 들으러 갑니다.
- 10시부터 12시까지 글쓰기 수업이 있습니다.
- 경곽의 국어과 수업들과 매우 유사한 형태로 진행됩니다. 경곽 수업에서는 문학과 비문학 모두의 글쓰기를 다루는데 여기서는 문학을 다루지 않는다는 점이 차이입니다.
- 슬프게도 저는 문학을 즐기지 않는 편입니다. (그냥 큰 범위에서의 문화생활이라는 걸 거의 안 하는 편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지금까지의 수업은 꽤 호감입니다. 나름 잘 고른 교양이라 생각합니다.
- 1시간이 비는데, 글쓰기 수업은 보통 시간을 꽉 채우기 때문에 밥을 먹고 나면 시간이 얼마 없습니다.
- 1시부터 2시까지 ‘RC101’이라는 이름의 수업이 있습니다.
- 말로는 대학생이 되었으니 살아가면서 알아야 하는 것들을 공부한다는 매우 형식적인 과목이고, 실제로도 매우 형식적인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별로 재미없는 교양입니다.
- 가끔 선배들이 찾아와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고 가는 시간이 있는데, 이건 꽤 유익합니다. 그 외에는 솔직히 별로 열심히 안 듣고 있습니다.
- 과제로 글을 쓰라는 내용이 몇 번 나왔는데, 또 이건 나름 재밌습니다. 둘 다 꽤나 분량을 넘쳐서 썼습니다.
- 3시부터 5시까지 봉사활동을 합니다. (봉사시간과 함께 학점을 받습니다. 교통비가 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조금의 돈도 벌 수 있습니다.)
- 인천시내 초중등학교에 가서 공부를 도와주는 멘토링 느낌의 프로그램입니다. 저는 인천장수초라는 학교의 두 학생들과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 이동시간이 있기도 하고 초등학생 친구들이 공부를 그렇게 열심히 혹은 잘 하지는 않기에 로드가 있습니다. 다만 따로 준비를 해야 하는 것은 없다는 점은 괜찮습니다.
- 학교로 돌아와서 저녁을 먹고 나면 7시부터 동아리에서 진행하는 알고리즘 스터디를 합니다.
- 중앙컴퓨터동아리에서 알고리즘 스터디를 열어줬습니다. 저는 PS를 하는 사람을 찾기 위해 (혹은 양성하기 위해) 들어갔습니다.
- 아예 PS를 접해보지 않은 친구들도 있는 반면 꽤나 경험이 있는 친구들도 있습니다. 실력 분포가 좀 커서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일단은 스터디장의 선택에 따라 CLRS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CLRS는 매우 좋은 책이므로 일단 하보자고 했는데, 솔직히 잘 따라올지는 모르겠습니다. ㅋㅋ~
- 9시 전에 가숙사로 돌아옵니다. 보통 시간이 코드포스 버추얼을 돌기 알맞을 정도로 남습니다. 수학 수업의 온라인 영상을 듣거나 PS를 하건마 둘 다 하고 잡니다.
수요일
- 강의는 3개입니다.
- 마찬가지로 첫 수업은 10시입니다. 화요일과 동일하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 10시부터 11시까지 채플을 듣습니다.
- 연세대가 개신교 미션스쿨이기 때문에 들어야 합니다. 솔직히 마음에는 안 듭니다.
- 종교와 관련되지 않은 이야기들은 들을 만 합니다, 아니 그 이상으로 꽤나 듣기 좋습니다. 다만 거기서 갑자기 ‘그러므로 우리 종교 좋다, 우리 종교 믿어라’로 방향을 트는 과정의 논리가 결여되어 있기도 하고 강요-스러워서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 11시부터 1시까지 화학 실험 수업이 있습니다.
- 이론은 물실보다는 약간 어려운 것 같습니다.
- 이론 화학의 진도와 기화실에서 배운 것이 섞여 있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제가 아는 것으로 이론을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어렵지는 않습니다.
- 화실은 결과레포트의 채점기준이 명시되어 있어서 쓰기 훨씬 쉽고 양식이 정해져 있어 들어가는 시간도 적습니다.
- 점심을 먹고 기숙사에서 1시간 정도를 때웁니다.
- 3시부터 5시까지 물리 이론 수업이 있습니다.
- 수업이 일찍 끝난다거나 하는 건 없는데, 교수님이 호감이라 일단 좋습니다.
- 지금 든 생각인데, 초등학교 때 교장선생님을 닮으신 것 같습니다. 아님말고요
- 강의 내용은 고입 이전에 물올을 준비할 때부터 계속 했던 바로 그 내용이라 뇌 빼고 들을 만합니다. 오히려 경곽 일물보다 확실히 쉽고, 기물실보다는 비슷하거나 소폭 쉽습니다.
- 수업이 일찍 끝난다거나 하는 건 없는데, 교수님이 호감이라 일단 좋습니다.
- 저녁을 먹기까지 1시간 정도가 빕니다. 만약 컴프 숙제를 하지 않았다면 이 시간을 이용해 과제를 제출합니다.
- 밥을 먹으면 7시부터 시간이 비는데요, 가장 시간이 오래 비는 시간대입니다. 이전까지는 시간 사용의 안정화가 되지 않아서 이때도 다른 무언가를 했었는데, 지난주에는 이 시간동안 NWERC를 돌았습니다. 앞으로도 시험기간을 제외하면 이 시간대에는 5시간 셋을 돌 것 같습니다.
목요일
- 강의는 3개입니다.
- 첫 수업이 9시입니다. 그래서 보통 7시 50분에 기상해 화/수요일보다 조금 빠른 페이스로 천식을 먹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 9시부터 10시까지 글쓰기 수업을 듣습니다.
- 화요일 오전 수업과 같은 수업입니다. 조금 더 피곤하지만 그렇게 졸리지는 않습니다.
- 1시까지 시간이 조금 많이 남습니다. 보통 이 시간대에 일주일치의 세탁기를 돌립니다.
- 세탁기와 건조기 각각 1300원과 50분을 소모합니다.
- 모종의 이유로 건조기가 옷을 완전히 말리지 못할 때가 있어서 건조기를 두 번 돌리기도 합니다.
- 세탁실과 노트북전용열람실이 가깝기 때문에, 세탁기를 돌려놓고 PS 등을 하면 적당합니다.
- 1시부터 3시까지 컴퓨터프로그래밍 수업이 있습니다.
- 로드가 0에 수렴합니다. 그러나 여기도 교수님이 호감이라 강의는 듣는 편입니다.
- 유일하게 영어 강의입니다. 그러나 코드포스에서 많이 출몰하는 러시아식 영어보다도 쉽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는 않습니다.
- 만 아예 영어를 못 하는 친구들도 생각보다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떻게 수업을 따라오고 있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 3시부터 5시까지 수학(미적1) 수업이 있습니다.
- 로드가 컴프보다는 많습니다. 여전히 경곽 미적1에서 배운 것을 한 번 더 배운다는 느낌이라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 서울대는 진도를 존존나 빨리 빼서 수렴판정을 배우고 있다던데, 여기는 그런 게 없습니다.
- 한 시간은 동영상 강의를 리뷰하고 한 시간은 조교 문제풀이 시간입니다. 문풀 시간에 보는 문제들이 다 어디선가 봤던 문제들입니다.
- 로드가 컴프보다는 많습니다. 여전히 경곽 미적1에서 배운 것을 한 번 더 배운다는 느낌이라 그렇게 어렵지는 않습니다.
- 5시부터 7시까지 컴퓨터프로그래밍의 실습이 있는데, 사실상 조교 문풀 시간이고 출석을 안 부르기 때문에 저는 안 갑니다. 5시 반 정도에 송도탈출발사대를 타고 8시 전에 집으로 돌아옵니다.
금요일
- 집에 있습니다. 이게복지지
하여, 다른 학교에 간 친구들에 비하면 로드가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PS를 할 시간이 많이 나옵니다.
Proposition 11. 수학을 배우는 이유와 PS를 배워야 하는 이유
* 중등교육은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교육을, 고등교육은 대학 교육을 의미합니다.
흔히 수포자라고 불리우는 이들(에 한하지 않습니다, 수학을 나름 재밌게 공부하던 저조차도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으니까요)이 ‘그래서 초등학교 수준 이후의 수학은 공부해서 어디다 써먹느냐’ 하는 질문을 많이 던집니다.
수학과 거리가 먼 학문/일을 하는 이들에게 있어 초중등교육법이 정하는 필수 교육과정의 수학은 왜 필요할까요?
저는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운 답을 얻었습니다; 교육과정의 산수와 수학 공부는 곧 논리력과 사고력과 추론 능력의 공부이며, 그 궁극적인 목표는 수학교육 그 자체보다는 지능 발달과 사고 능력 증진에 있습니다. 물론 중등교육과정의 수학을 선행지식으로서 필요로 하는 학과와 분야가 많다는 점도 한 몪을 합니다. 사고력을 증진하는 과목으로 수많은 분야 중 굳이 수학을 쓰는 이유가 여기 있는데, 사고력을 증진하기 위해 쓸 수 있는 과목 중에서 그나마 수학이 가장 쓸 데가 많기 때문입니다.
위 문단이 참이라는 가정 하에, 굳이 수학이 아니어도 사고력을 요구하고 나중에 쓸 데가 있는 내용이라면 교육과정에서 다루기 적절합니다. 여기서 PS가 튀어나옵니다. 중등교육의 정보과에서 다루는 다양한 영역 중, 알고리즘과 프로그래밍은 사고력과 논리력을 매우 중점적으로 요구합니다. (프로그래밍이라는 분야 자체가 수학과 매우 가깝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전산학은 수학의 일부였죠.) 오히려 저는 수학보다도 PS가 논리/사고력의 증진에 더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프로그래밍은 많이 쓰기도 합니다. 전산을 전공으로 삼고 있는 저는 비전공자가 프로그래밍을 얼마나 사용하는지 잘 모르지만, 적어도 공대나 수리과학과에서는 열심히 쓰는 것 같습니다. PS는 수학적 아이디어를 프로그래밍해보기 아주 좋은 수단이고, 사고력과 추론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연습하기에 매우 탁월하므로, 교육과정에서 더 중점적으로 다루면 아주 좋다는 생각입니다.
짧은 글을 더 자주 쓰겠다 했는데, 글의 길이는 지난 Proposition보다 길어졌고 업로드 주기는 짧아졌습니다. 즉, 글 쓰는 것에 맛들렸습니다. 좋은 현상이겠지요.
그래서 짧은 잡담을 하나 하자면, 최근에 경곽에 또 다녀왔습니다. 이번에는 대통령과학장학금 서류를 받으러 갔는데, 서류를 받기 한 4시간 전에 헌법재판소가 정☆상☆화를 시전해서 대통령이 없어졌습니다. 아직 우리나라의 민주주의가 살아있다는 생각과 함께, 과연 올해 대장금이 누구 명의로 나오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감사합니다.